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는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노사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기업 이익에 연동한 이른바 엔 퍼센트 성과급은 의무 교섭이나 파업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구체적인 지침을 내놨다. 노사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된 성과급 요구를 두고 정부가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삼성전자 노조였다. 지난 오월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십오 퍼센트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고, 사측과 협상을 벌인 끝에 이를 타결했다. 이 합의를 계기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이른바 엔 퍼센트 요구가 다른 기업들로도 빠르게 확산됐다.
요구는 임금 수준을 넘어 기업의 경영 판단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는 호남 지역 반도체 투자 계획까지 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기업이 스스로 내리는 투자와 같은 경영 판단마저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한층 커졌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기업 이익에 연동한 엔 퍼센트 성과급을 의무 교섭이나 파업의 대상으로 인정할 경우, 경영의 자유를 제약하고 국가와 주주 등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노사 교섭이 다뤄야 할 범위를 분명히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기업의 이익이 노동의 성과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반도체나 조선처럼 산업의 경기 순환, 즉 사이클이나 과거의 투자 성과에 따라 이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익을 그대로 성과급에 연동해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봤다.
기업의 투자 결정 역시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못박았다. 정부는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과 같은 투자 결정은 의무적인 교섭이나 쟁의행위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침에 명시했다. 경영상의 판단은 노사 교섭과 구분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다만 이번 지침이 실제로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법률이나 시행령과 달리 정부의 시행 지침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과 해석의 차이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