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국내 증시도 급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4% 가까이 떨어지며 6500선까지 밀려났다. 대표 기술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에 나섰음에도 나란히 4% 넘게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장중 매도세가 짙어지면서 지수는 하루 사이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이번 충격은 한국 증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흔들렸다. 여러 나라의 주가가 동시에 하락하면서,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각국 증시가 나란히 약세를 보인 점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했다.
시장 불안의 중심에는 급등하는 국채 금리가 자리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주식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가 오를수록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판단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올랐다. 일본의 국채 금리는 약 30년 만에, 영국은 2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르며 세계적인 금리 상승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주요국의 금리가 동시에 높아지면서 시장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부채가 많은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재정 위기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국가 부채 부담이 큰 나라들이 대표적이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이들 국가의 이자 부담이 함께 커지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이는 유럽 전체의 금융 안정과도 맞물린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마저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물가 부담을 키웠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유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은 시장에 이중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6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약 70%까지 반영하고 있다. 유가가 안정되기 전까지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