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을 폭파하겠다는 허위 협박 글을 올려 경찰을 대규모로 출동하게 만든 20대 남성이 그 출동 비용을 물어내게 됐다. 법원은 이 남성이 경찰차 유류비와 경찰관들의 급식비 등을 포함한 1200여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허위 협박으로 발생한 치안 비용을 개인에게 물린 사례로 주목된다.
사건은 지난해 8월 6일 새벽에 벌어졌다. 이날 새벽 6시, 전국 신세계백화점 13개 지점 전부에 경찰특공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하루 전 백화점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이 있었고, 이에 따라 경찰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각 지점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른 새벽부터 13개 지점에 동시에 병력이 투입되면서 현장은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협박은 온라인에서 시작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 누군가 내일 오후 5시에 신세계를 폭파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해당 댓글은 경남 하동에 사는 20대 남성이 쓴 가짜 협박글로 드러났다. 온라인에 남긴 댓글 하나가 대규모 경찰 출동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 소동에 동원된 경찰 인력만 모두 277명에 달했다. 경찰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이런 협박이 일시적인 치안 공백까지 부른다고 판단하고, 투입된 치안 비용을 돌려받기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허위 협박으로 낭비된 공적 자원의 책임을 협박범에게 묻겠다는 취지였다.
경찰이 청구한 금액은 출동한 경찰관들의 인건비와 초과 근무수당, 차량 유류비, 급식비 등을 모두 더해 1256만 7881원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주 이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인 경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청구액을 한 푼도 깎지 않고 전액 배상하라는 판결이었다. 허위 협박에 들어간 비용을 협박범이 온전히 부담하게 된 것이다.
이번 판결은 앞선 사례들과도 궤를 같이한다. 법원은 앞서 신림역 살인 예고 가짜 협박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가 청구한 치안 비용도 전부 인정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불특정 다수를 협박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공중협박죄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대응의 근거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허위 협박에 대한 형사 처벌과 민사 배상이 함께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경찰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이런 허위 협박에 대한 민사소송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인천의 한 학교에 폭파 협박글을 13차례 올린 10대들에게 역대 최대인 7544만 원을 청구했다. 잠실 야구장 폭파 협박과 동덕여대 테러 예고 사건에 대해서도 손해액을 산정해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