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가 없어 흔히 불치병으로 불리는 과수 화상병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과 주산지인 충남 예산을 중심으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고, 그동안 발생한 적이 없던 지역까지 번지면서 과수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수 화상병에 걸린 농장은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사과와 배 등 과수를 심을 수 없게 됩니다. 화상병이 퍼진 한 과수원에서는 사과나무 1700그루가 빼곡했던 자리가 이제 휑한 모습으로 매몰됐습니다. 그 자리에는 화상병 처리 완료를 의미하는 표지판만 우뚝 서 있습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농가들은 허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키워온 과수원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피해가 확인된 다른 과수원들도 같은 절차를 밟으며 나무를 잃고 있습니다.
올해 과수 화상병이 발생한 충남의 농가는 모두 19곳에 이릅니다. 특히 충남의 사과 주산지인 예산에서만 13개 농가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과 산지가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지역 과수 농가 전반으로 불안이 번지고 있습니다.
확산세는 충남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과수 화상병 발생 농가가 100곳을 넘어섰고, 피해 면적도 30퍼센트 넘게 늘었습니다. 특히 경기 고양과 충남 홍성, 공주, 세종 등 그동안 발생 이력이 없던 곳에서도 피해가 새롭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농정 당국은 무엇보다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며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번 퍼지면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의심 증상을 빨리 찾아내 확산을 막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날씨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과수 화상병은 30도 이상의 고온이 사흘 정도 지속되면 사멸하거나 활동이 둔화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어느 정도 확산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농가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