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태안이 몇 년 전부터 오징어 주 산지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오징어 하면 울릉도를 비롯한 동해안 지역이 대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서해에 자리한 태안이 이들 지역을 제치고 새로운 오징어 산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서해에서 오징어가 대거 잡히는 이례적인 현상이 지역의 풍경을 바꿔 놓고 있는 것입니다.
규모는 통계로도 뚜렷합니다. 태안에서 오징어가 워낙 많이 잡히면서 현재 전국 오징어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태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안 신진항 위판장의 오징어 거래량은 전국 오징어 거래량의 육십 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지역의 위판장이 전국 물량의 상당 부분을 소화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른 아침이면 조업을 마친 어선들이 항구로 속속 들어오고, 위판장에서는 오징어 경매가 분주하게 진행됩니다. 태안 오징어를 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상인들이 앞다퉈 입찰에 나서는데, 오징어 스무 마리가 담긴 한 상자의 경매가는 약 오만 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태안 오징어가 인기를 끄는 데는 지리적 이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태안은 수도권까지 두 시간 이내에 운송이 가능해, 잡은 오징어의 신선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소비지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이런 강점 덕분에 태안 오징어는 수도권 등지에서 좋은 식감과 신선함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서해에서 오징어가 이렇게 많이 잡히게 된 배경으로는 바닷물의 변화가 꼽힙니다. 동중국해의 난류가 유입되고 연안의 수온이 오르면서 태안 앞바다에 대규모 오징어장이 형성된 것입니다. 이 같은 조건 속에서 태안 신진항 일대의 오징어 조업은 오는 구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어획량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전국에서 하루 백 척 정도의 어선이 태안을 찾았지만, 올해는 그 수가 백삼십 척으로 늘었고 잡히는 양도 지난해보다 삼십 퍼센트가량 증가했습니다. 전국 각지의 어선들이 오징어를 좇아 태안 앞바다로 몰려들면서 항구는 매일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오징어 특수는 어업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매일 전국에서 찾아오는 어민과 관광객이 인근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이용하면서, 오징어가 태안의 새로운 소득원이자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마중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지역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