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법원이 조업 중단을 명령한 해외 한 광산의 석탄이 한국으로 수입돼 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광산 측은 법원의 결정에 항소하는 한편, 채굴을 강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 석탄이 다름 아닌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수년간 이 광산의 석탄을 들여온 곳은 현대제철과 포스코로, 수입 규모는 약 구백사십구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국내 대표 철강 기업들이 조업 중단 명령을 받은 광산의 석탄을 대량으로 사들여온 셈입니다.
최근 국제무역의 흐름은 제품의 원부자재 산지와 생산 과정의 노동 환경 등을 꼼꼼히 따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공급망 안에서 인권 침해나 환경 훼손이 확인될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공급망 실사 제도를 도입했고, 미국에서는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현대자동차의 원자재 조달 책임을 폭넓게 촉구하는 캠페인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장은 철강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제철이 문제의 광산에서 들여온 석탄을 태워 만든 강판 상당수가 현대차에 공급되기 때문에, 자동차 수출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원자재 단계의 문제가 완성차 단계까지 번질 수 있는 구조인 셈입니다.
그러나 정작 기업들은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 논란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업들은 지난해 서면 실사에서는 공급사의 법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지의 사법 조치 현황을 즉각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는 글로벌 규제 추세에 맞춰 앞으로 원부자재 조달망 전반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포스코는 현지 사법부의 최종 판단에 따라 제3자 기관을 통한 현장 실사 등을 실행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은 조달망에서 환경이나 인권 문제가 드러나면 투자를 철회하기도 합니다. 원자재 조달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