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시장이 커지면서 팬클럽 유료 멤버십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를 더 가까이에서 응원하려는 팬들이 늘면서 멤버십 가입도 활발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시장의 이면에서 이용자에게 불리한 약관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팬클럽 유료 멤버십에서 불공정 약관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팬클럽 유료 멤버십은 팬들에게 여러 혜택을 내세워 가입을 유도합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공연을 먼저 예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거나, 공개 방송에 응모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인기 있는 공연이나 방송일수록 이런 우선권의 가치는 커지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이러한 혜택을 보고 비용을 들여 멤버십을 구매해 왔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가입 이후의 환불 조건이었습니다. 한 인기 아이돌의 팬클럽 유료 멤버십 구매 사이트의 경우, 멤버십을 구매한 뒤 환불은 구매 후 칠 일 안에만 가능하도록 정해져 있었습니다. 가입 초기의 짧은 기간이 지나면 사실상 돈을 돌려받기 어려워지는 구조로, 이용자가 마음을 바꾸거나 사정이 생겨도 환불을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처럼 부당한 환불 조건을 걸거나 이용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약관을 불공정 약관으로 보고 적발했습니다. 멤버십을 판매하면서 소비자가 정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좁히는 조항들이 문제로 지적된 것입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이러한 약관이 미치는 영향도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이 들여다본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도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에스엠, 와이지 등 주요 기획사는 이용자가 결제를 취소했을 경우 기존 멤버십의 유효기간을 아예 없애 버리는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또한 아이돌 그룹의 특정 멤버가 탈퇴하거나 멤버가 교체된 경우에도 환불이 어렵다고 규정해, 이용자가 가입할 때 기대했던 조건이 달라져도 책임을 묻기 힘들게 돼 있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규모는 적지 않았습니다. 불공정 약관이 확인된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열여덟 곳, 팬덤 플랫폼 회사는 여섯 곳으로, 모두 스물네 곳에 이릅니다. 이들 회사는 적발된 불공정 약관을 자진해서 시정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의 주요 기획사와 플랫폼이 함께 포함됐다는 점에서, 그동안 비슷한 조항이 시장 전반에 폭넓게 퍼져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사업자들은 환불과 관련된 조항을 올해 안에 고칠 예정이며, 그 밖에 적발된 조항들도 이른 시일 안에 바로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나날이 커지는 케이팝 팬덤 규모에 걸맞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앞으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팬들의 열정에 기대어 운영되는 시장인 만큼,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감시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