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기지에 인접한 경기 화성 동탄의 집값 상승률이 지난주 또다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투기 수요까지 유입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경기 호황의 온기가 인근 주택 시장으로 그대로 옮겨붙은 양상이다.
현장 분위기는 주말에도 식지 않았다. 휴무일인 일요일이라 중개업소 대부분이 문을 닫았는데도 매수 문의 전화는 끊이지 않고 걸려 온다고 한다. 실거래 신고 기간이 아직 열흘가량 남아 있는데도, 지난달 동탄 아파트 매매 계약은 천삼백오십오 건으로 집계돼 전달보다 이미 삼십 퍼센트 이상 늘었다.
가격 상승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동탄은 이 주 연속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기간에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호가가 빠르게 뛰는 전형적인 과열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집값이 급등하는 지역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현상인 계약 해제도 크게 늘었다.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줘야 하는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반도체발 호황으로 값이 더 오를 것이라 기대한 집주인들이 이미 맺은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다. 지난달 동탄의 계약 해제 건수는 팔십이 건으로, 전달보다 칠십 퍼센트나 급증했다.
전세를 끼고 적은 돈으로 집을 사들이는 이른바 갭 투자 문의도 부쩍 많아졌다. 동탄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같은 규제 지역으로 묶여 있지 않아 아직도 갭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중개업자는 매수자들이 돈을 한 바퀴 더 굴리고 정권이 바뀌면 대출 규제도 달라질 것이라 기대하며 갭으로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런 과열이 실제 수요보다 기대 심리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정작 집값 상승의 근거로 거론되는 반도체 성과급은 아직 제대로 지급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실수요가 뒷받침되기 전에 기대와 투기가 먼저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과열을 식힐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