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직접 김치를 담그고 즐기는 모습이 이제는 제법 익숙한 풍경이 됐다. 한류 열풍에 건강식 트렌드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 음식인 김치가 미국인들의 식단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한때 낯선 음식으로 여겨지던 김치가 이제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건강한 먹거리로 자리 잡아가는 흐름이다.
이러한 인기는 온라인에서 특히 뚜렷하게 드러난다. 미국인 유튜버들이 직접 김치를 담그고, 김치를 주재료로 한 김치볶음밥이나 김치찌개 같은 요리를 선보이는 영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영상마다 조회수는 수십만 회에서 많게는 수백만 회에 이르며, 김치가 단순한 반찬을 넘어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활용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소개되고 있다.
김치에 대한 관심은 미국 사회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건강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발효 음식이 주목받으면서, 할리우드를 비롯한 대중문화계에서도 김치를 즐기는 사례가 종종 소개된다. 장 건강에 좋은 발효 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김치는 이색적인 외국 음식이 아니라 일상적인 건강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공식적인 영역으로까지 이어졌다. 미국 보건복지부와 농무부가 올해 초 발표한 식단 지침에서 김치가 장 건강을 위한 대표적인 권장 발효 식품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정부 차원의 식단 권고에 김치가 포함됐다는 것은, 미국 내에서 김치의 위상이 한층 공식화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으로 평가된다.
수요가 늘면서 김치를 담그는 업계의 손길도 한층 바빠졌다. 대상의 종가는 지난 이천이십이년 업계 최초로 로스앤젤레스 현지 공장을 가동해 연간 이천 톤의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산을 고집해 온 풀무원은 이천십구년 전북 익산에 수출 특화 공장을 짓고, 최적의 온도를 현지까지 유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국내와 동일한 품질 기준을 맞추고 있다.
다른 식품 기업들도 김치를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앞서 미국 시장에 먼저 이름을 알린 비비고 브랜드의 만두, 냉동밥과 함께 김치를 묶어 홍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미 인지도를 쌓은 케이 푸드 제품과 김치를 함께 선보이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김치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흐름은 수출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한 해 김치 수출액은 일억 육천사백만 달러로, 십 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수출된 김치의 사십 퍼센트가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이 한국 김치의 핵심 수출 시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