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사상자 칠 명이 발생하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고 연합뉴스티비가 보도했다. 반복되는 참사 앞에서 그룹 차원의 대책 마련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총수가 전면에 나서 고개를 숙이며 사태 수습 의지를 밝힌 셈이다. 사고 직후부터 제기된 책임론이 총수의 직접 사과로 이어진 모습이다.
김 회장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던 직원들이 숨지고 다쳤다는 소식에 애통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평범하게 일하던 직원들이 한순간의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데 대해, 회사를 이끄는 총수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점을 사과의 말에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과의 진정성은 결국 후속 조치로 증명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어 김 회장은 유명을 달리한 직원들에 대한 예우와 유가족 지원, 그리고 부상자 치료 등 피해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내부에 당부했다. 사고로 가족을 잃거나 다친 이들이 겪을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상과 지원 절차를 신속하고 정중하게 진행하라는 지시가 그룹 안팎으로 전달된 것이다. 피해 수습의 속도와 진정성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여승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특별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또 사고가 난 사업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잠시 멈춘 채 안전점검에 착수했으며, 사고 경위가 확인되는 대로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에 우선 무게를 둔 모습이다.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발사체 추진제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회사 측은 추정하고 있다.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추진제 취급 공정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당시 작업 환경과 절차 전반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업자 안전을 담보할 공정 관리 체계의 허점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이런 유형의 사고가 같은 사업장에서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이 사업장에서는 이천십팔 년에 다섯 명, 이천십구 년에 세 명이 폭발 사고로 각각 숨지는 등 비슷한 사고가 거듭 발생했다. 당국은 전방위 수사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복된 인명 사고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김 회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거듭되는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번 사고 수습을 넘어 전사적인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사과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재발 방지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총수의 사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안전 문화 전환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