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몰렸던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회생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금융그룹이 긴급 운영자금 이천억 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하면서, 나흘 앞으로 다가왔던 파산을 당장은 면하게 된 것이다. 다만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 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이천억 원 추가 대출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조건은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이천억 원 전액에 대해 연대 보증을 서는 것이었다. 그동안 서로 책임을 미뤄 오던 MBK와 메리츠가 한 걸음씩 물러서면서 극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자금 수혈로 홈플러스는 당장 급한 불을 껐다. 홈플러스 측은 오는 이십 일 법원에 즉시항고를 내고 회생 절차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이 지난 삼 일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한 데 대해 다시 판단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회생 절차 폐지 결정 이후 홈플러스가 걸어온 길은 벼랑 끝 그 자체였다. 자금이 바닥나면서 본점을 포함한 전국 모든 매장의 영업을 기습적으로 중단했고, 직원들과 입점 상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며 살려 달라는 호소를 이어 왔다.
현장의 불안은 고스란히 개인의 삶으로 번졌다. 한 관계자는 가족들에게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정작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매장이 멈추고 생계가 흔들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종사자들의 심리적 부담도 무겁게 쌓여 온 것이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미 상품 공급이 끊기고 매장이 텅 빈 상황이어서 영업을 재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금을 넣는다고 곧바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이면 홈플러스에는 두 달의 시간이 추가로 주어진다. 그리고 이 기간 안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한다. 이번 자금 수혈이 회생을 위한 마중물이 될지, 아니면 시간만 버는 조치에 그칠지는 향후 법원의 판단과 영업 정상화 여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