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벤처캐피털들과 한자리에 마주 앉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초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여섯 곳의 주요 인사들을 직접 만나,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습니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인사 차원을 넘어, 한국과 미국의 벤처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습니다. 대통령이 글로벌 투자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직접 투자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됩니다.
이날 행사에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상위 벤처캐피털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운용자금 천억 달러 규모를 보유한 글로벌 일 위 벤처투자사 앤드리슨 호로위츠를 비롯해, 오픈AI의 주요 투자사로 알려진 세콰이어 캐피탈 등이 참석했습니다. 세계적인 기술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온 대형 투자사들이 한국 대통령의 초청에 응해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이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자금 유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번 회동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여섯 개 벤처캐피털의 운용자산을 모두 합치면 그 규모가 상당합니다. 여섯 곳의 운용자산은 삼천백삼십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사백오십조 원에 이릅니다. 그만큼 이들이 움직일 수 있는 투자 여력이 막대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사들이 한국 시장과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게 된다면, 국내 창업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만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구체적인 협약 체결이었습니다. 국민연금공단과 이들 여섯 개 벤처캐피털은 투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양측은 앞으로 유망한 혁신 기업과 글로벌 투자 기회를 함께 발굴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기금 운용 기관인 국민연금이 세계적인 벤처캐피털들과 손을 잡으면서, 한국 자본과 실리콘밸리 투자망을 잇는 통로가 마련된 셈입니다. 대통령의 투자 요청에 글로벌 투자사들이 협력 의지로 화답한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의 협력 관계를 새롭게 규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이 오랜 안보 동맹을 넘어 이제는 기술 동맹, 혁신 동맹, 스타트업 동맹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 투자 역량을 갖춘 미국과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한국의 강점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힘을 합치면 다음 세대의 삼성을 함께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이 대통령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함께 약속했습니다. 해외 창업 인재의 유입을 가로막아 온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국민성장펀드와 모태펀드, 그리고 연기금과 민간 자본을 서로 연계해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도와 자금 양쪽에서 창업 환경을 두텁게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대체하기 어려운 혁신의 거점이라고 소개하며,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고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번 실리콘밸리 일정은 이 대통령의 미국과 남미 순방 가운데 첫 무대에 해당합니다. 칠 박 십일 일간의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미국 일정을 마친 뒤 두 번째 순방지인 브라질로 향합니다. 브라질은 남미 국가들의 경제 공동체인 메르코수르를 주도하는 나라로, 정상회담에서는 경제 협력 확대와 시장 개척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투자 협력의 물꼬를 튼 이 대통령이 남미에서는 어떤 성과를 이어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