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정부가 임시로 도입했던 십 퍼센트 글로벌 보편 관세의 적용 시한이 오는 이십사일로 만료된다. 미국 정부는 이후 국가별, 산업별로 세분화된 새로운 관세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국과 협상을 이어온 한국이 기존 십오 퍼센트 수준의 관세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관세 구조가 흔들리게 된 배경에는 미국 사법부의 판단이 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른바 상호 관세에 대해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리자, 트럼프 정부는 무역법 백이십이조를 근거로 임시 관세를 적용해 왔다. 그런데 이 조항에 따른 관세는 최장 백오십일 동안만 적용할 수 있어, 임시방편으로 유지돼 온 관세 체계가 시한을 맞게 된 것이다.
그사이 미국 무역대표부, USTR은 국가별, 산업별 관세를 새로 도입하기 위해 무역법 삼백일조에 근거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미국은 교역 상대국의 강제 노동 규정 준수 여부와 함께, 구조적인 과잉 생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가 새 관세율 산정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한국의 경우 이미 불리한 신호가 나와 있다. 한국은 강제 노동 관련 기준을 충분히 지키지 않은 국가로 분류돼, 최소 십이 점 오 퍼센트의 관세율을 통보받은 상태다. 이는 앞으로 적용될 새로운 관세 산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되는 수치다.
여기에 과잉 생산과 관련한 관세가 이 점 오 퍼센트 이상 추가로 더해질 경우, 기존의 상호 관세율인 십오 퍼센트를 넘어서게 된다. 관세율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미국으로 물건을 내다 파는 수출 기업들이 그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산업계로서는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관세 외에 이른바 비관세 장벽도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은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데이터, 콘텐츠 관련 제도 등을 디지털 비관세 장벽으로 보고 오랜 기간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런 제도적 쟁점들이 이번 통상 협상 과정에서 함께 다뤄질 경우, 관세율뿐 아니라 국내 규제 전반이 논의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대미 통상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이십사일 이후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국가별, 산업별 관세를 새로 짜느냐에 따라 한국 수출 기업들이 받게 될 영향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관세율이 지금 수준에서 묶이느냐, 아니면 더 오르느냐가 향후 통상 환경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