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이직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이름을 직접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최근 신입 채용을 시작한 경쟁사 SK하이닉스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설문에는 직관적인 질문이 담겼다. 17일부터 시작된 경쟁사의 신입 채용에 지원할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고, 앞으로 2년 안에 이직할 의향이 어느 정도인지도 함께 묻고 있다. 조합원들의 이탈 가능성을 직접 가늠해 보려는 것이다.
이런 설문이 나온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이번 채용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채용에서 학력 요건을 없애는 파격적인 변화를 줬다. 학력보다 실제 직무 역량을 더 보겠다는 취지로, 그만큼 문턱을 낮춰 다양한 지원자를 받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채용에 지원자가 대거 몰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경쟁사로 인력이 옮겨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인력 이동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황이 뜨거운 가운데 인재 한 명을 지키는 일이 그만큼 치열해진 셈이다.
노조는 이번 설문 결과를 임금 협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조합원들의 이직 의향을 수치로 확인해, 내년 임금 협상 과정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할 근거 자료로 쓰겠다는 것이다. 설문 결과에 따라 노사 협상의 분위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