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집을 파는 사람이 집을 사는 사람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이 확산하고 있는 것인데요.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매수인들이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한 우회로를 찾게 됐고, 그 빈자리를 매도인이 직접 채워 주는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규제가 만들어 낸 틈새를 시장이 스스로 메우는 모습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이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서울 강남구에 올라온 한 매물에는 집주인 대출 육억 원이라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매수인은 은행 대출 사억 원에 자기 돈 십억 원을 합쳐 이십억 원대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집주인에게 빌린 돈은 사 년 이내에 모두 갚아야 한다는 조건이 함께 따라붙었습니다. 짧은 상환 기간이 이 조건의 핵심으로 함께 제시된 셈입니다.
이런 조건은 특히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 매수층의 관심을 크게 끌었습니다. 고소득 전문직이나 대기업에 다니는 부부처럼 소득 증빙이 가능한 경우에는 최대 십억 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오면서, 매수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대출 규제로 막혀 있던 매수 길이 열린다는 점이 이들에게 매력적인 대목으로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대출 여력이 곧 매수 기회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입니다.
셀러 파이낸싱은 파는 쪽과 사는 쪽 모두에게 나름의 이점이 있는 구조입니다. 매도인, 즉 집주인은 빌려준 돈에 대한 이자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매수인은 그동안 막막하게 느껴졌던 대출 규제를 피해 원하는 집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이 방식이 시장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셈입니다. 양쪽의 이해가 맞물린 거래라는 점이 확산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확산의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셀러 파이낸싱은 한때 강남 등 서울의 고가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퍼졌는데, 대출이 막히는 상황이 이어지자 경기권과 부산 등 지방까지 번졌습니다. 고가 주택이 몰린 특정 지역에 머물던 방식이 대출 규제라는 공통된 벽 앞에서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규제의 영향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확산 속도도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에는 유명 인사의 거래도 이 방식에 대한 관심을 키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는 최근 공동명의로 된 분당 아파트를 이십구억 원에 매도하면서 십칠억 칠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도인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형태가 알려지면서, 셀러 파이낸싱이라는 방식 자체에 대한 시장의 이목이 한층 더 쏠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거래 규모가 큰 사례인 만큼 세간의 관심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셀러 파이낸싱이 자금 조달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결국 개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금리와 상환 조건 등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한 당분간 셀러 파이낸싱을 활용한 거래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규제와 우회 수단이 맞물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