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업계에서 처음으로 스타벅스 코리아에 노동조합이 세워졌다. 스타벅스 코리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정식으로 출범하면서, 그동안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내던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회사와 마주 앉을 통로를 갖게 됐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에서 노조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 노사 문화에 하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벅스 코리아 노동자들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화섬식품노조에 가입해 스타벅스 지회를 출범시켰다. 상급 단체인 화섬식품노조의 틀 안에서 지회 형태로 노조를 꾸린 것으로, 개별 사업장에 국한된 노조가 아니라 산업별 노조의 한 조직으로 첫발을 뗀 셈이다. 이런 형태는 교섭이나 대응 과정에서 상급 단체의 조직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규모가 큰 상급 단체에 소속되면 개별 사업장 노조보다 협상력이나 연대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노조는 설립 배경으로 사측이 무리한 이벤트를 일방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점을 들었다. 회사가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은 채 프로모션과 각종 행사를 밀어붙여 왔다는 것이다. 잦은 이벤트와 프로모션 확대로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이른바 파트너들의 노동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노조가 밝힌 설립 이유의 핵심이다. 새 이벤트가 이어질 때마다 현장에서 이를 감당해야 하는 직원들의 부담이 쌓여 왔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직원들의 개선 요구를 회사가 매번 어르고 달래며 무마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노사 관계를 대등하게 바로 세워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산업재해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사측의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현장의 안전과 처우 문제를 교섭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것으로, 그동안 개인이 감당해 온 문제들을 노조 차원에서 함께 다루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노조 측은 이번 설립 과정에서 오일팔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논란이 됐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오일팔 기념일을 둘러싼 마케팅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지만, 노조는 이번에는 그 문제 대신 노동 조건과 노사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춰 출범의 명분을 세웠다. 회사의 대외적 논란과 내부 노동 문제를 분리해 접근한 셈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직원 규모부터 상당하다. 전체 직원은 약 이만 삼천 명에 이르며, 매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별도의 협력업체를 거치지 않고 본사가 직접 고용하는 구조다. 매장 직원까지 본사가 직고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노조 설립이 특정 하도급 업체가 아니라 회사 전반의 노사 관계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고용 구조는 교섭 상대가 본사로 분명하다는 점에서 노조의 요구가 회사 정책에 직접 닿을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사측은 노조 설립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노조와 소통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이 정한 절차와 테두리 안에서 노조를 상대하겠다는 것으로, 새로 출범한 노조와 회사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교섭 관계를 만들어갈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업계에서 처음 세워진 노조인 만큼, 이후 교섭과 노사 협상의 진행 방식이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