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빠르게 일터를 잃고 있습니다. 경기 상황이 악화된 데다 중동전쟁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중소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지난 일 년 동안 무려 사천 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일터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단의 활력이 눈에 띄게 가라앉고 있는 셈입니다.
MBC 취재진이 찾은 곳은 여수시 중흥동에 있는 한 플랜트 업체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람들로 북적이던 공장이었지만, 요즘은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입니다. 한때 분주하게 돌아가던 현장의 분위기가 불과 일 년 사이에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실적 악화는 곧바로 고용으로 이어졌습니다. 한 해 오백억 원에 육박하던 이 업체의 매출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그만큼 고용 인력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하루 일흔 명을 넘어서던 고용 인력이 지금은 삼십 명을 겨우 넘기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이 같은 감소세는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여수 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일분기 여수산단의 상시 고용인원은 이만 육백사십오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이만 사천육백팔십육 명과 비교하면 사천 명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특히 이번 고용 감소는 대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어, 지역 경제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산단에 기대어 생계를 이어온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일자리 하나하나가 곧 삶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개별 업체들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실직자 지원을 비롯해, 정부 차원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지역 안팎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