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두대간 보호구역의 나무들이 누군가에 의해 껍질이 벗겨진 채 죽어가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장을 취재한 결과, 울창한 숲 곳곳에서 처참하게 훼손된 나무들이 발견됐다. 보호구역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발 천삼백여 미터의 한백산 줄기에서는 누런 속살을 드러낸 채 쓰러져 있는 나무들이 눈에 띄었다. 나무 표면이 매끄러울 정도로 아주 예리하게 껍질이 벗겨져 있어, 우발적인 훼손이 아니라는 점을 짐작하게 했다.
현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꼿꼿이 세워진 채 껍질만 전부 벗겨진 나무도 있었다. 훼손된 나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도구를 이용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누군가 의도적으로 껍질을 벗겨낸 정황이 드러났다.
이렇게 훼손된 나무는 인근에서만 어림잡아 수십 그루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일대는 국유림에 속하며, 대부분이 백두대간 보호구역과 보전 산지 등으로 엄격하게 관리되는 곳이어서 피해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훼손된 나무는 삼사십 년 정도 자란 마가목으로 추정된다. 마가목은 흔히 조경수로 쓰이는 나무로, 그 열매와 껍질이 기관지와 관절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런 점이 훼손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산림당국은 등산객의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데 이어, 추가 피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당국은 조만간 피해 규모와 보호구역 내 피해 범위 등에 대한 상세한 실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