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잠시 잦아들었던 장맛비가 새벽부터 다시 거세지면서 대전과 세종, 충남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지고, 낮 들어 비구름이 북상하며 수도권까지 호우특보가 확대되는 등 전국 곳곳으로 호우경보가 확대 발효됐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고, 하천 수위도 빠르게 높아지는 등 긴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충청권에서는 대전과 세종 남부, 충남 공주 등에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부여와 청양, 서천, 보령, 금산 등 충남 남부권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입니다. 호남에서도 전남 담양과 전북 임실에 새벽 시간대 호우경보가 내려지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쏟아진 비의 양은 시간이 갈수록 크게 불어났습니다. 어제부터 이날 오전까지 누적 강수량은 충남 계룡에서 백구십일 밀리미터에 이르렀고, 부여 양화에 백팔십이 점 오 밀리미터, 대전 장동에 백칠십칠 밀리미터 등 곳곳에서 백오십 밀리미터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밤사이 계룡에서는 시간당 칠십삼 밀리미터의 극한 호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불어난 빗물은 곧바로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파악된 시설 피해는 모두 이백오십육 건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토사 유출이 이십사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공주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건물 안까지 흙탕물이 들어차 긴급 배수 작업이 벌어진 데 이어 인근 야산에서 토사가 밀려들기도 했습니다. 충남 부여와 금산, 논산, 공주, 경북 성주에서는 모두 십삼 점 사 헥타르에 이르는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특히 경북 영주 풍기읍 남원천에서는 하천변을 산책하던 칠십 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소방당국이 사 점 이삼 킬로미터에 이르는 수색 구간을 다섯 개로 나눠 드론까지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천 수위도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어제부터 내린 거센 장맛비에 대전 갑천의 수위가 크게 높아졌고, 금강 공주보의 수위도 육 점 칠일 미터까지 올라 평소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논산 동성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산사태 위기경보도 경계 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서천 등에는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기상청은 오늘 아침까지 충청권에 시간당 이십에서 팔십 밀리미터에 이르는 매우 강한 비가 더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북과 충청에는 최고 이백 밀리미터의 비가 예보됐으며, 짧은 시간에 강하게 쏟아지는 극한 호우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장맛비는 충청과 호남을 넘어 수도권으로도 확산했습니다. 경기 남북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오십 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지며 호우경보가 발효됐고, 서울에도 호우특보가 확대됐습니다. 정부는 어제 낮 열두 시 사십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한 데 이어 오늘 아침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긴급 대처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인명피해 예방 대책을 점검했습니다. 이날 오후까지 일곱 개 시도 스물세 개 시군에서 육백육십이 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고, 많은 주민이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 임시 주거시설에 머물고 있습니다. 도로와 지하차도, 하천변, 야영장 등 오백구 곳의 시설과 무등산을 비롯한 국립공원 열 곳 이백육십일 개 구간의 출입도 통제됐습니다. 기상 악화로 바닷길도 일부 막히면서 군산에서 어청도, 대천에서 외연도 등 다섯 개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다섯 척의 운항이 통제됐고, 열차 운행도 일부 차질을 빚었습니다.
당국은 출근길 안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천변 산책로와 지하차도 등 침수 우려 지역은 접근을 피하고, 계곡이나 하천에서는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는 만큼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급류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시민들에게는 최신 기상 정보를 계속 확인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