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이 강한 바람에 발이 묶였습니다. 초속 이십 미터가 넘는 거센 바람이 불면서 여객기들이 뜨고 내리지 못하고 활주로에 멈춰 섰고,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면서 공항은 발이 묶인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결항 규모는 상당했습니다. 낮 열두 시를 기준으로 국내선 백여 편과 국제선 두 편의 운항이 취소됐습니다. 이로 인해 삼천여 명에 이르는 승객이 제주를 오가지 못한 채 공항에 발이 묶였습니다. 갑작스러운 무더기 결항에 여행객들의 일정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제주로 들어오려던 항공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홍콩과 마카오 등에서 출발한 국제선 세 편은 제주 땅을 밟지 못하고 그대로 회항했습니다. 강풍에 더해 순간적으로 풍향과 풍속이 급변하는 급변풍까지 겹치면서 착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운항이 잇따라 멈추자 제주공항 대합실은 대체 항공편을 찾으려는 승객들로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몰린 수요에 항공권을 새로 구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언제 다시 하늘길이 열릴지 기약할 수 없어 승객들의 답답함은 커져만 갔습니다.
바닷길 역시 막혔습니다. 제주 해상에 풍랑특보가 내려지면서 제주와 진도 등을 잇는 여객선 두 척의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동시에 통제되면서 섬을 오가는 교통이 사실상 마비되다시피 한 상황이 됐습니다.
거센 파도와 바람은 대형 선박까지 위협했습니다. 사천 톤급의 중국 화물선이 스크류에 부유물이 감기면서 동력을 잃고 표류하다가, 가까스로 출동한 해경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강풍의 피해는 도심 곳곳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길가의 가로수가 쓰러지고 건물 외벽과 간판이 떨어지는 등 시설물 피해 신고가 서른여 건 접수됐습니다. 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강풍이 잦아들 때까지 야외 활동과 해안가 접근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