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제 부산과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경기가 결국 모두 취소됐다. 경남 양산의 기온이 사십일 점 육 도까지 치솟으며 그제 세운 국내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우는 등, 야외 스포츠를 정상적으로 치르기 어려울 만큼 살인적인 더위가 전국을 짓누르고 있다. 프로 스포츠 일정마저 멈춰 세울 정도로 이번 폭염의 위력이 크다는 점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폭염의 위력은 경기장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에서는, 일 회 말 전력 질주로 안타를 만들어 낸 롯데의 황성빈 선수가 잠시 뒤 헬멧을 벗은 채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강한 햇볕 아래 전력으로 뛴 직후 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난 것으로, 무더위가 선수들의 몸에 얼마나 큰 부담을 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 장면이었다.
이상 증상을 보인 선수는 황성빈 선수만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어지러움과 두통, 미열을 호소하며 도중에 교체되는 선수까지 잇따라 나왔다. 폭염 속에서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이상 증세를 보이는 선수가 속출한 것이다. 무더위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확인됐다.
이런 상황의 배경에는 경기장을 뜨겁게 달군 극단적인 기온이 있었다. 사직구장의 기온은 삼십팔 점 구 도까지 올랐고, 부산과 창원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기온이 관측됐다. 결국 예정돼 있던 두 경기는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해 모두 취소됐다. 야외에서 열리는 프로야구가 더위 때문에 경기 자체를 열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더위는 기록의 영역에서도 이례적이다. 경남 양산에서는 벌써 나흘째 사십 도 이상의 기온이 이어지고 있고, 어제는 사십일 점 육 도까지 오르며 국내 최고 기온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경신했다. 며칠 사이 최고 기온 기록이 거듭 새로 쓰일 만큼, 이번 폭염의 강도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프로야구 경기가 무더위로 취소되고 선수들이 잇따라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상황은, 이번 폭염이 일상과 스포츠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 준다. 낮 시간대 강한 햇볕과 높은 기온이 계속되는 만큼, 야외 활동을 하는 이들은 온열 질환에 각별히 유의하고 무리한 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