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경남 양산의 기온이 사십이 점 오 도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사십이 도를 넘어섰다. 양산은 어제도 사십일 점 육 도를 기록해 국내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세웠는데, 불과 하루 만에 그 기록마저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양산에서 사십이 도를 넘는 기온이 관측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이번 폭염의 강도가 얼마나 이례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양산의 극단적인 더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이십구일부터 이날까지 닷새째 기온이 사십 도를 웃돌고 있다. 며칠째 사십 도 이상의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국내 최고 기온 기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쓰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짧은 기간에 최고 기온이 거듭 경신되는 것 자체가 이번 폭염이 통상적인 여름 더위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점을 말해 준다.
양산에 이처럼 극한 폭염이 집중되는 데는 지형적, 기상학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두 개의 뜨거운 고기압에 뒤덮여 있는데, 서풍이 산맥을 타고 넘어오는 과정에서 공기가 더 건조하고 뜨거워지며 양산 일대에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양산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축적되는 것도 기온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강한 햇볕이 지면을 뜨겁게 달구면서 기온은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통상 낮 기온은 오후 네 시 무렵까지도 계속 상승할 수 있어, 양산의 낮 최고 기온은 앞으로 더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양산뿐 아니라 인근 경남 김해와 경주에서도 사십 도 안팎의 극한 더위가 나타나고 있어,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부 내륙 전반이 불볕더위에 갇힌 모습이다.
폭염의 범위도 넓다. 부산과 울산, 대구를 비롯한 남부 지역 열아홉 곳에는 폭염 중대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방재당국은 이번 더위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극단적인 수준이라며, 낮 시간대 야외 활동은 중단하거나 뒤로 미루고, 시원한 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물을 자주 마시는 등 온열 질환에 각별히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도 대응 단계를 끌어올렸다. 행정안전부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 단계를 가동했다. 폭염과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 단계가 가동된 것은 이천이십삼 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로, 정부가 이번 더위를 그만큼 엄중한 재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