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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부 반도체 클러스터, 승패 가를 전력 공급…육 점 삼 기가와트 어떻게 대나

서남부 반도체 클러스터, 승패 가를 전력 공급…육 점 삼 기가와트 어떻게 대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부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장 네 기를 짓기로 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전남 발전량은 넉넉하지만 날씨에 좌우되는 신재생에너지와 노후 한빛 원전이 변수여서, 정부는 대규모 저장장치와 새 원전 건설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부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이 첨단 단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떠올랐습니다. 두 회사는 각각 두 기씩 모두 네 기의 반도체 생산 공장, 이른바 팹을 서남부 클러스터에 건설할 계획입니다. 발표 다음 날 나란히 호남을 찾은 두 회사 수장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가능한 입지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공장들을 온전히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육 점 삼 기가와트에 이릅니다. 이는 일 점 사 기가와트급 최신 원자력발전소 너덧 기가 동시에 돌아가야 감당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반도체 생산이 순간적인 정전에도 막대한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만한 전력을 끊김 없이 확보하는 일은 단순한 인프라 문제를 넘어서는 사안입니다.

단순 발전량만 놓고 보면 여력은 충분합니다. 지난해 전남 지역의 발전 설비 용량은 십육 점 사 기가와트에 달해, 새 공장들을 돌리고도 남을 만큼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전체 총량이 아니라, 과연 필요한 전기가 언제나 안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전남 전력의 절반에 가까운 사십삼 퍼센트는 태양광과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합니다. 이들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출렁여 공급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큰 것은 한빛 원자력발전소 여섯 기로 전체의 삼십육 퍼센트를 담당하지만, 이미 노후화가 진행돼 고장이나 정비 때문에 언제든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생산된 전기를 어떻게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안정적으로 내보내느냐입니다. 정부는 남는 전력을 모아 두었다가 공급하는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 이른바 ESS 설치를 서둘러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날씨에 좌우되는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충하고, 원전 정비 등으로 생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편입니다.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필요하다면 새 원자력발전소 건설까지 검토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다만 어느 방안이든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특히 신규 원전은 인근 주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설계에서 준공까지만 십 년이 걸립니다. 당장 몇 년 안에 공장을 돌려야 하는 기업의 시간표와는 좀처럼 맞아떨어지지 않는 대목입니다.

세계 각국이 첨단 반도체 유치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공장을 지을 부지와 인력만큼이나 이를 멈춤 없이 돌릴 전력이 승부를 가르는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서남부 클러스터가 구상대로 첨단 제조업의 거점으로 자리 잡으려면, 흔들림 없는 전력 공급망을 제때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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