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젖줄로 불리는 소양강댐의 물이 첨단산업의 에너지원으로 그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강원도 춘천에는 국내 첫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는데, 현재 공사가 한창인 현장에서는 황톳빛 흙이 드러난 부지 곳곳을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오가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이 새로운 시도는 춘천을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킬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클러스터의 핵심은 소양강댐 깊은 곳에 흐르는 차가운 물이다. 소양강댐의 심층수는 연중 칠 도 안팎의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데, 앞으로 이 차가운 물이 클러스터 부지 아래로 흐르게 된다. 계절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낮은 수온을 유지한다는 점이 이 심층수의 가장 큰 강점으로, 냉방이 필요한 시설에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된다.
이 차가운 물은 데이터센터의 냉방에 쓰인다. 데이터센터는 스물네 시간 내내 열을 식혀야 하기 때문에 이른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이다. 소양강댐 심층수를 냉방에 활용하면 기존 방식과 비교해 냉방에 드는 전력을 최대 육십 퍼센트까지 줄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국내 대기업은 물론 다국적 기업들까지 이 클러스터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춘천시는 우선 데이터센터 부지를 마무리한 뒤, 공동주택 용지나 상업 용지 같은 지원 부지를 차례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산업 단지를 넘어 사람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천이십팔 년까지 모든 조성 사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물을 활용한 에너지 사업은 냉방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소양강댐 수면 위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도 확정됐다. 당초 연간 백 메가와트급 규모로 추진돼 온 이 사업은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막바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댐의 수면을 발전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같은 물 자원에서 냉방과 전기 생산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소양강댐 수상 태양광의 강점으로는 안정적인 발전 여건이 꼽힌다. 다른 댐에 비해 유속의 변화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평가된다. 춘천시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최종 발표를 앞두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며, 조만간 자세한 사업 규모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양강의 물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집적 단지와 수상 태양광 발전이 모두 완성되면, 춘천은 거대한 탄소중립 에코시티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냉방 전력을 크게 절감하는 수열에너지와 물 위에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태양광이 결합하면서, 하나의 물 자원이 첨단산업과 친환경 에너지를 동시에 뒷받침하는 새로운 모델이 강원도 춘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