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십삼 년 만에 금 매입을 다시 시작합니다. 지난 이천십삼 년 이후 금을 사들이지 않았던 한국은행이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금 매입에 나서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자산 운용 방향이 바뀌었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금을 매입하지 않았던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지 않는 이른바 무수익 자산이라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보유하고 있어도 별도의 수익이 생기지 않다 보니, 한국은행은 오랜 기간 금을 자산 구성에서 늘리지 않는 쪽을 택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매입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대외 환경의 변화 때문입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시화됨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의 역할이 커졌다고 한국은행은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의 금 보유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함께 고려됐습니다.
매입 재개의 배경에는 최근의 금값 흐름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삼월 한 돈에 백만 원을 넘던 금값은 최근 팔십만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값이 고점에서 상당폭 내려온 만큼, 금을 사들이는 데 따르는 부담은 이전보다 덜해진 셈입니다.
국제 시장에서도 금값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습니다. 국제금값은 올해 일월 온스당 오천오백구십오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삼십 퍼센트 가까이 빠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한국은행의 금 매입은 시장에서 금값의 저점 시그널로도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움직임과 달리,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 투자 열기가 오히려 식은 분위기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금 투자 매수액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감소해 왔습니다. 급기야 지난 오월부터는 매도액이 매수액을 넘어서면서, 사는 것보다 파는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투자 심리가 약해진 데에는 대외 금융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의 긴축 기조와 높은 시장 금리가 계속되면서 금 투자의 매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졌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개인 투자자들의 금 투자 심리가 미온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