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살림 형편을 보여주는 순자산이 큰 폭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한 사람이 가진 순자산이 뚜렷하게 늘었습니다. 국민 한 명당 가계 순자산은 이억 칠천사백칠십오만 원으로, 일 년 전보다 구 점 일 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가계가 보유한 부의 규모 자체가 커진 셈입니다.
가구를 기준으로 봐도 순자산은 늘었습니다.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전년보다 칠 점 구 퍼센트 늘어난 육억 삼천여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라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규모는 더욱 커집니다.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은 일 년 만에 구 퍼센트 늘어 일경 사천이백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가계가 쌓아 올린 자산의 총량이 한 해 사이 눈에 띄게 불어난 것입니다.
이번 증가폭은 최근 몇 해와 비교해도 두드러집니다. 전체 순자산 증가율은 이천이십일 년 이후 사 년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자산 가격이 주춤하거나 조정을 받던 시기를 지나, 지난해 들어 다시 자산이 빠르게 불어나는 흐름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오랜만에 가계의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한 해였던 셈입니다. 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되찾은 흐름이 수치로 확인된 것입니다.
순자산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자산 가격의 상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선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가계가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국내외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주식과 투자펀드 등 금융자산도 크게 늘었습니다. 집값과 주가가 함께 오르는 동안, 그 상승분이 고스란히 가계의 순자산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동시에 몸집을 키우면서 순자산이 빠르게 불어난 것입니다.
특히 금융자산의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증시 호조에 힘입어 순금융자산은 육백칠십사조 원 늘며 이십이 퍼센트나 증가했습니다. 자금이 예금이나 채권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식과 펀드 쪽으로 옮겨간 흐름과 맞물리면서,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의 몸집이 빠르게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자산 시장의 온기가 가계의 곳간을 채운 셈입니다. 증시가 좋아지자 가계가 보유한 자산의 성격도 금융 쪽으로 무게가 실렸습니다.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금융자산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칠십일 점 구 퍼센트로 삼 퍼센트포인트가량 줄었습니다. 여전히 부동산이 가계 자산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비중이 낮아지고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조금씩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자산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가계 자산의 구성도 함께 달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통계는 지난해 자산 시장의 온기가 가계의 부에 그대로 반영됐음을 보여줍니다. 한 해 사이 가계의 순자산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그 증가가 주택과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가치 변화에 따라 가계의 순자산 규모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자산 시장의 흐름이 가계 살림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