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일인당 국내총생산이 사만 달러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 예측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 규모가 크게 늘면서, 국민 한 사람당 소득 수준도 사만 달러 문턱까지 올라선다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급 호조를 보이면서 경제 전체의 몸집이 불어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오랫동안 삼만 달러대에 머물러 있던 국민소득이 단숨에 한 단계 도약을 눈앞에 두게 된 셈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이 삼천오 조 구천오십팔 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보다 삼백 조 원 넘게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경제 규모가 크게 불어난 데에는 반도체 수출이 역대급으로 늘어난 영향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한 해 사이에 삼백 조 원이 넘는 생산이 더해질 만큼,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회복세가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는 것이다.
이를 국민 한 사람당으로 환산하면 일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오천팔백이십사 만 원 수준이다. 이를 달러로 바꾸면 삼만 구천백육십사 달러로, 사만 달러 고지에 턱밑까지 다가선 셈이다. 그동안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던 삼만 달러대를 훌쩍 지나 사만 달러를 바라보게 되면서, 국민소득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 개개인이 체감하는 살림살이와는 별개로, 나라 전체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한 단계 올라선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도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국내총생산은 올해보다 사 점 육 퍼센트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인당 국내총생산은 사만 천이십사 달러까지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함께 제시됐다. 예측대로라면 내년에는 사만 달러 고지를 턱밑에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넘어서게 된다. 올해 사만 달러에 육박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를 확실히 웃돌면서, 국민소득이 사만 달러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우리나라가 일인당 국내총생산 삼만 달러를 처음 넘어선 것은 이천십육 년으로, 당시 삼만 팔백삼십구 달러를 기록했다. 그로부터 십일 년 만에 사만 달러 고지에 오르는 셈이다. 삼만 달러에서 사만 달러로 한 계단 올라서기까지 십 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으로, 그만큼 국민소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이 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사이 세계 경제의 부침과 국내 경기의 오르내림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삼만 달러대에 갇혀 있었던 셈이다.
그 사이 국민소득은 순탄하게만 오르지는 않았다. 팬데믹 등의 여파로 이 년 연속 뒷걸음질 치면서 이천이십 년에는 삼만 삼천 달러 수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후에도 한동안 삼만 육천 달러 안팎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번에 반도체 수출을 앞세워 단숨에 사만 달러를 바라보는 자리까지 올라선 것이다. 정체를 이어가던 국민소득이 반도체 호황을 계기로 다시 뛰어오른 셈이다.
다만 반도체 특수를 함께 누리고 있는 대만과 비교하면 아쉬움도 남는다. 대만의 올해 일인당 국내총생산은 사만 오천육백십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은 이미 우리나라를 앞질렀는데, 지난해 삼천 달러 정도였던 두 나라의 격차가 올해는 육천 달러 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반도체 호황 속에서도 두 나라의 소득 격차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