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내 증시가 또다시 크게 흔들렸습니다. 전날의 급락에 이어 오늘도 매물이 쏟아지면서, 시장에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반등을 시도하는 듯하던 지수는 이내 다시 방향을 아래로 틀며 낙폭을 키웠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프로그램을 통한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에 지나친 충격을 줄 때 일정 시간 동안 그 효력을 정지시켜 흥분한 시장을 잠시 식히기 위한 장치입니다.
대형주가 몰린 코스피의 낙폭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수는 장중 한때 육천오백 선까지 밀리며 사 퍼센트가량 급락했습니다. 최근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이미 이십 퍼센트 넘게 주저앉은 것으로, 통상 약세장에 들어선 것으로 보는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시장이 멈춰 서는 일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코스피에는 어제 매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가 걸렸는데, 이는 올해 들어서만 일곱 번째였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다섯 차례나 거래가 멈춰 섰을 만큼, 극심한 변동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번 하락을 이끈 것은 시장의 중심축인 반도체 대표주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밀리면서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이미 고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를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지수의 움직임을 몇 배로 부풀려 따라가는 상품에서는 피해가 더욱 컸습니다.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에서는 손실 폭이 육십 퍼센트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락을 크게 확대해 반영하는 구조 탓에 투자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졌습니다.
하루에도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이른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매매가 멈춰 설지 모르는 상황이 반복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시장의 방향을 놓고 긴장 속에 흐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