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반도체 과잉 투자 우려가 국내 증시를 강타했습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팔 퍼센트 가까이 급락하며 이른바 검은 목요일을 맞았습니다.
지수 하락 폭은 가팔랐습니다. 코스피는 장중 낙폭을 키운 끝에 칠천육백 선까지 밀려났는데, 팔천 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달 중순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닥도 육 퍼센트가량 하락해 팔백육십 선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급락장이 이어지면서 시장 안전장치도 가동됐습니다.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프로그램 매도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한 것은 미국발 소식이었습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과 관련한 과잉 투자와 공급 과잉 문제를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몰렸습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물량을 쏟아냈습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이 사조 삼천억 원가량, 기관이 이조 원가량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홀로 육조 이천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습니다.
대표 반도체주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삼성전자가 구 퍼센트가량 하락했고, 또 다른 대형 반도체주도 십 퍼센트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충격은 외환시장으로도 번졌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천오백오십 원을 다시 웃돌며 종가 기준 천오백오십오 원대까지 올라 나흘 연속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확인되면 인공지능 거품론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누그러질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