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로 불린 전날의 급락장에 짓눌렸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V자 형태의 반등에 성공하며 8천선을 다시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8%가 넘게 오르며 8천9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동안의 상승폭으로만 보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셈이다. 전날 시장을 짓눌렀던 공포가 하루 만에 강한 매수세로 뒤바뀌면서 지수는 빠르게 낙폭을 되돌렸다.
하지만 지수가 크게 튀어 오른 것과는 별개로, 시장의 불안감을 수치로 보여주는 이른바 공포지수는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급락 다음 날 곧바로 역대급 반등이 나왔음에도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는 큰 폭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심리가 여전히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이 출발하자마자 강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장 시작 12분 만에 프로그램 매수를 5분간 일시적으로 멈추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전날 급락장에서 시장을 멈춰 세웠던 조치들과 정반대 방향의 안전장치가 이날 곧바로 작동한 것이다. 그만큼 반등장의 매수 흐름이 빠르고 강하게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도 온기가 돌았다. 삼성전자는 32만 전자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는 220만 닉스에 올라섰다. 특히 SK하이닉스의 하루 상승률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반도체주가 이날 지수 반등의 한가운데에 섰다. 대형 반도체 종목들이 강하게 오르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코스닥 시장도 흐름을 같이했다. 코스닥은 6%가 넘게 오르며 96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전날 두 시장을 동시에 짓눌렀던 급락분의 상당 부분이 하루 만에 되돌려졌다.
다만 시장의 변동성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커졌다. 직전 급락장에서는 두 시장에 나란히 거래를 멈추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이번 반등장에서는 두 시장에 나란히 매수 사이드카가 걸렸다. 급락과 급등을 오가는 널뛰기 장세 속에서, 최근 이틀간 개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가운데 3천억 원가량이 강제로 처분되기도 했다.
시장은 앞으로의 방향을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발표와 FOMC 등 굵직한 대외 이벤트가 아직 남아 있어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역대급 반등이 나왔음에도 공포지수가 최고치를 찍은 만큼, 시장은 작은 변수에도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