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급반등하며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개장 육 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매수 사이드카는 주가가 급등할 때 프로그램 매수 호가의 효력을 잠시 정지시키는 조치로, 그만큼 이날 개장과 함께 매수 주문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등의 폭은 상당히 컸습니다. 코스피는 장중 십사 퍼센트 넘게 오르며 전날까지의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습니다. 특히 지수를 끌어내렸던 반도체 대장주들이 이날은 반대로 일제히 급등했는데, 삼성전자는 십팔 퍼센트대, SK하이닉스는 이십일 퍼센트대까지 치솟으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반등세도 뚜렷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육 퍼센트 넘게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오전 아홉 시 육 분쯤에는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양대 시장 모두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걸릴 만큼, 시장 전반에 강한 매수 심리가 퍼진 하루였습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이 반등장을 주도했습니다. 개인과 기관이 합쳐서 삼조 원 넘게 순매도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홀로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천사백이십 원 중반대에서 거래됐습니다.
이번 급반등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간밤 미국 증시의 흐름이 꼽힙니다. 뉴욕 증시에서는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호조로 반도체 관련주가 급등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 퍼센트 넘게 오르며 육 거래일 동안 이어진 하락세를 끊어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호조와 주가 급등 영향으로 마이크론과 AMD 등이 폭등하는 등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팔 퍼센트 넘게 급등했습니다.
이날의 반등은 그동안의 낙폭이 워낙 컸던 데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코스피는 지난 유월 이십이 일 장중 고점인 구천백십사를 기록한 뒤 흘러내리기 시작해, 전날에는 오천오백 선까지 밀렸습니다. 고점 대비 삼십팔 퍼센트가량 빠진 것으로, 십이 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사 점 팔 배 수준까지 내려가며 역사적인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었습니다.
앞서 시장은 이번 주 초 극심한 급락을 겪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양대 시장 모두에서 서킷브레이커가 걸릴 정도로 매도폭이 컸는데, 첫날에는 십일 퍼센트, 둘째 날에는 육 퍼센트 가까이 빠졌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반등을 과매도에 따른 것으로 보면서도, 시장이 바닥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평가도 함께 내놓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