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한국 주식을 내다 팔기만 했던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왔습니다. 이르면 이번 주말 종전할 수 있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가운데, 코스피는 사 퍼센트 넘게 오르며 사흘 만에 팔천 선을 회복했습니다. 종전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단숨에 되살린 모습입니다.
코스피는 장이 시작하자마자 급등 출발했고, 불과 육 분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지수는 장중 팔천백이십삼까지 오르며 사흘 만에 팔천 선을 되찾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빠르게 달아올랐습니다.
반등을 이끈 건 외국인이었습니다. 한 달 동안 칠십오조 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이 이십오 일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이조 원 넘게 사들였고, 이 자금이 그대로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칠 퍼센트,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이 퍼센트 넘게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매수세는 특정 종목에 그치지 않고 업종 전반으로 골고루 번졌습니다.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 관련 종목은 물론, 전후 복구 기대감이 반영된 건설주도 급등했습니다. 이날 신고가를 새로 쓴 종목은 백쉰여섯 개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시장은 이미 종전 합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봉쇄됐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 국제 유가도 배럴당 구십 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막 시작됐고 메모리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까지 더해지며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다만 시장이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앞으로 가장 큰 변수는 물가와 금리로 꼽힙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사 점 이 퍼센트로 삼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다면 시장이 한 번 더 출렁일 수 있습니다.
대규모 신규 상장을 앞두고 전 세계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도 변수로 거론됩니다. 반대로 전쟁이 끝난 뒤 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면 금리 인상 압박이 줄면서 증시가 더 달릴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옵니다. 종전 협상의 진행 속도가 당분간 한국 증시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