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개장 전에 주식을 사고파는 프리마켓에서 SK하이닉스가 단 몇 주의 거래만으로 하한가를 기록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습니다. 이는 정규 시장인 한국거래소가 아니라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의 특수한 매매 방식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넥스트레이드는 당장 다음 주 수요일부터 프리마켓에서 상한가와 하한가 주문을 일단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이렇습니다. 그제 정규장에서 백육십육만 팔천 원에 마감했던 SK하이닉스는 다음 날 아침 여덟 시 프리마켓이 열리자마자 오십만 원이 폭락한 하한가로 장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실제로 체결된 물량은 고작 열한 주에 불과했지만, 그 열한 주가 거래되면서 주가가 하한가를 찍은 것입니다.
다행히 안전장치가 작동하면서 낙폭은 금세 줄어들었지만, 개장 직후 주가 급락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지난달 이십팔일에도 SK하이닉스는 똑같은 방식으로 프리마켓에서 하한가로 출발한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급락이 실제 피해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프리마켓에서 주가가 폭락하자, 이 하락에 베팅한 해외 가상자산 파생상품 약 팔백삼십억 원어치가 강제로 청산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짧은 시간의 왜곡된 가격이 다른 시장의 상품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누군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됐습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조작이라기보다 넥스트레이드의 매매 방식 자체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은 한국거래소와 달리, 매수와 매도 가격만 서로 맞으면 주문이 들어온 순서대로 곧바로 계약이 체결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단 한 주라도 실수로 하한가에 매도 주문이 들어가면, 매수자가 어떤 가격을 써냈는지와 상관없이 그 하한가가 곧바로 첫 거래 가격이 되어 버립니다. 비판이 일자 넥스트레이드는 다음 주 수요일부터 프리마켓에서 상한가와 하한가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는 정적 변동성 완화 장치만 도입하더라도 주문 오류에 따른 가격 오류 가능성은 상당 폭, 거의 완전히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한편 프리마켓 하한가 사태를 겪은 SK하이닉스는 이날 한 주당 삼백칠십오 원의 분기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이 같은 배당 결정 이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정규장 이후 거래되는 애프터마켓에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개장 전 급락과 강제 청산으로 출렁였던 하루가, 배당 소식과 함께 마무리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