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정책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을 확정했다. 핵심은 지역의 필수 의료와 중증, 응급, 최종 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 3조 6천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집중 투입하는 것이다. 그동안 검사 중심으로 짜여 있던 보상 구조를 필수 의료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이번 개편의 큰 방향으로 제시됐다.
수가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 서비스의 대가를 말한다. 이번 수가 체계 개편의 핵심은 검사 중심의 이익 구조에서 필수 의료 중심의 이익 구조로 건강보험 체계를 바꾸는 데 있다. 그동안 검사 분야에 보상이 과도하게 집중돼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정부는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는 방향으로 수가 구조를 손보기로 했다. 의료 자원이 검사에 쏠리는 대신 꼭 필요한 진료와 치료로 흘러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부 검사에 대한 보상은 줄어든다. CT나 MRI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보상은 앞으로 축소된다. 검사 중심의 불균형한 수가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과도하게 책정돼 있던 검사 분야의 보상을 조정해 그 재정을 필수 의료 쪽으로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검사에 대한 보상을 낮추는 대신, 정작 인력과 비용 부담이 큰 필수 의료 분야의 보상을 끌어올리는 것이 이번 개편의 골자다.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도 담겼다. 정부는 비수도권과 수도권 가운데 의료 취약 6개 지역에 건강보험 수가 가산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모든 수술과 진료에 수가 10%를 더해주고, 야간과 휴일, 응급 진료에는 추가로 10%를 가산한다. 의료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진료가 이뤄질수록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해, 지역 필수 의료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중증과 응급 분야에 대한 보상도 강화된다. 정부는 소아 중환자실 진료와 고위험 산모의 분만,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료에 추가 가산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중환자실 입원료 역시 10% 상향된다. 그동안 인력 확보와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온 중증, 응급, 소아 분야에 보상을 늘려, 필수 의료를 떠받치는 핵심 영역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개편은 검사에 치우쳐 있던 건강보험 보상 구조를 필수 의료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역의료와 휴일, 야간 응급 수술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보상이 낮았던 필수 의료 수가를 끌어올리고, 검사 분야의 과도한 보상은 줄이는 방식이다. 3조 6천억 원 규모의 재정이 어떻게 배분되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필수 의료 강화로 이어질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