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예전처럼 과하게 술을 마시는 문화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음주율이 감소하는 흐름 속에서도, 성별과 연령에 따라 그 양상은 뚜렷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성인의 음주 관련 건강 행태를 분석한 결과, 겉으로 드러난 평균 수치만으로는 가려지는 변화가 안쪽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음주 정책이 전체 평균이 아니라 성별과 연령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먼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시는지 살펴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성인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술자리 자체는 여전히 일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가운데 건강에 특히 해로운 수준으로 마시는 이른바 고위험 음주에 해당하는 사람은 열 명 가운데 한 명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마시는 사람은 많되, 위험한 방식으로 마시는 비율도 여전히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
고위험 음주는 단순히 술을 마시는 것을 넘어, 한 번에 많은 양을 자주 마시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구체적으로는 남성의 경우 한자리에서 소주 일곱 잔 이상, 여성의 경우 소주 다섯 잔 이상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마시는 경우가 고위험 음주로 분류됩니다. 이런 기준에 해당하는 고위험 음주율은 십이 퍼센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성인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위험 수준의 음주 습관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남성과 여성의 변화 양상이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남성은 최근 십 년 동안 모든 연령대에서 고위험 음주율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과거에 비해 남성들이 전반적으로 술을 덜 마시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으로, 음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남성의 음주 습관이 전반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남성층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십 년 전과 비교하면 이십 대 남성은 사십 퍼센트 넘게, 삼십 대 남성은 삼십 퍼센트 넘게 고위험 음주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식과 폭음으로 대표되던 과거의 음주 문화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옅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수치입니다. 개인의 건강과 여가를 중시하는 흐름이 술자리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여성의 경우는 정반대의 흐름이 확인됐습니다. 이십 대를 제외한 삼십 대 이상 전 연령층에서 고위험 음주율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이 전 연령대에서 술을 줄인 것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특히 일부 연령층에서는 고위험 음주율이 오십 퍼센트 넘게 늘어나는 등, 과음을 하는 여성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의 음주가 점점 잦아지고 양도 늘면서, 새로운 건강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처럼 남녀가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음주 문제에 대한 접근도 성별과 연령에 맞춰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체 음주율이 낮아진다는 평균적인 통계만 볼 경우, 특정 집단에서 위험이 커지고 있는 흐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위험 음주가 늘고 있는 여성층을 겨냥한 맞춤형 건강 관리와 예방 대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성별과 세대에 따라 달라진 음주 지형을 반영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