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서는 병원에 한 번 가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의료 취약지 주민들을 위해 경남도가 운영하는 이동형 무료 검진 차량인 닥터버스가 마을을 직접 찾아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하나둘 접수처 앞에 줄을 서면서, 병원이 아닌 마을로 찾아온 검진 차량 주위로 기대가 모였다. 먼 길을 나서지 않고도 집 앞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된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에 닥터버스가 찾은 곳은 함안군 대산면이다. 이 지역은 전문 병원급 의료기관이 없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으려면 다른 지역까지 나가야 하는 대표적인 의료 취약지로 꼽힌다. 몸이 아파도 가까운 곳에서 진료받기 어려운 사정 탓에, 특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병원을 오가는 일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 닥터버스의 방문은 그런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계기가 됐다.
닥터버스는 이름만 검진버스일 뿐, 내부에 갖춰진 의료장비와 투입된 인력은 사실상 대학병원 수준이다. 차량 안에서 곧바로 진료와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단순한 방문 검진 이상의 역할을 한다. 마을 한복판에 자리 잡은 차량은 하루 동안 작은 병원과 다름없는 공간으로 운영되며, 주민들이 순서대로 접수하고 진료를 받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덕분에 주민들은 낯선 병원을 찾을 때보다 한결 편안한 분위기에서 검진에 임할 수 있었다.
현장에는 경상국립대학병원 교수진과 마산의료원 간호사 등 전문 의료진이 함께했다. 여기에 초음파 진단장치를 비롯한 열네 종의 의료장비까지 갖춰, 웬만한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검사를 마을에서 그대로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함께 움직이는 만큼, 형식적인 검진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닥터버스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이날 닥터버스에서는 안과와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진료를 비롯해 각종 검사가 현장에서 진행됐다. 평소 여러 진료과를 이용하려면 각기 다른 병원을 찾아다녀야 했던 주민들이, 한자리에서 여러 분야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검사 항목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미뤄왔던 건강 점검을 이번 기회에 한 번에 해결하려는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했다. 가까운 곳에서 여러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이른 시간부터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먼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가장 만족감을 나타냈다. 복잡하고 불편한 절차 없이 주민등록 신분증만 제시하면 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호응을 얻었다. 한 주민은 그동안 복잡하고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이렇게 마을로 찾아와 주니 편하고, 신분증만 내면 되니 편리하고 좋다고 말했다. 병원 문턱이 높게 느껴지던 이들에게 닥터버스는 반가운 손님이었다.
닥터버스는 단발성 검진에 그치지 않는다. 검사 결과 이상 소견이 확인되면 인근 의료기관 진료를 안내하고, 보건소와 연계해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경남도는 올해 이처럼 의료접근성이 낮은 읍면 지역 스물여덟 곳을 돌며 주민들의 건강을 살필 계획이다. 병원이 멀어 건강을 놓치기 쉬운 농어촌 주민들에게,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가 하나의 안전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