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로 건강보험이 적용될 경우 해마다 최대 천팔백억 원에 가까운 재정이 투입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그동안 비용 부담이 컸던 탈모 치료를 보험 테두리 안으로 들이는 문제가 본격적인 재정 논의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현재 탈모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탈모 치료제 공급액은 지난해 이천오백육십팔억 원 수준으로, 2022년보다 사백억 원가량 불어났다. 환자들이 병원에 지불하는 진료비도 지난해 약 삼백구십이억 원으로 삼 년 사이 이십오억 원 늘었다.
이렇게 치료제 공급액과 진료비를 합한 전체 치료 비용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이천구백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탈모 환자가 꾸준히 늘고 관련 치료 수요가 커지면서, 이미 상당한 규모의 비용이 민간 영역에서 지출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관련 논의에 불이 붙었다. 여기에 최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련 실무 검토를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재정 부담 추산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단순 계산으로 환자 본인 부담률을 30퍼센트로 잡으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약 천칠백구십칠억 원, 본인 부담률을 50퍼센트로 높여 잡더라도 약 천이백팔십사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적용 방식에 따라 투입되는 재정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준비금도 2029년이면 소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탈모 치료에 해마다 천억 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선순위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된다. 재정 부족을 이유로 중증 질환 치료제의 급여화는 미루면서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논의를 먼저 시작하는 것은 정책적 우선순위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충분한 우선순위 검토와 재정 영향 평가 없이 적용을 논의하면 건강보험 재정 운영의 방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