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에서 국내 의사 면허가 없는 해외 연수생이 여러 차례 단독으로 수술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제보에 따르면 이 연수생은 암 수술 등의 과정에서 단독으로 집도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경찰은 무면허 의료 행위 가능성을 두고 수사에 나섰다.
의혹을 제기한 것은 현직 의료인인 제보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보건복지부에 문의한 결과,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무면허 의료 행위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면허가 없는 사람이 단독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것은 법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이런 문제가 짧지 않은 기간 이어져 온 원인으로 이른바 동시 수술을 지목했다. 한 명의 집도의가 두 개 이상의 수술방을 열어 많게는 네 개의 수술방을 오가며 동시에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연수생이 단독으로 수술을 맡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시 수술은 의료진의 집중력 측면에서 위험을 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명의 의사가 동시에 여러 수술을 집도하면, 각각의 수술에 충분히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제보자 측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이러한 동시 수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세브란스병원도 동시 수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병원은 내부 지침상 동시 수술의 경우 최대 두 개의 수술방까지만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는 병원 스스로 동시 수술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과 환자 단체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상 동시 수술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렇더라도 최대 두 곳까지만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경우에도 환자의 안전이 반드시 보장되고,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사안을 인지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에 협조하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은 수술방 운영과 연수생 관리 방식을 점검 중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도 제도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