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밤 10시부터 약 30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공유받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한국 측이 미중 회담 결과 청취를 요청하면서 성사됐으며, 양국 정상은 한반도 평화 문제와 경주 APEC 정상회의 당시 합의한 한미 공동설명자료(JFS) 이행 방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우방국으로서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합의한 한미 공동설명자료의 원활한 이행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화는 이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6일 첫 한미 정상 통화 이후 345일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직접 소통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가졌던 대면 정상회담 이후로는 약 200일 만의 정상 간 교류이기도 하다. 올해 들어 양국 정상이 직접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한미 간 소통은 각급 채널을 통해 유지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은 무역 문제, 미국의 이란 전쟁, 대만 무기 판매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중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른바 '깜짝 북미 정상회담'은 이번에 성사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외교계에서는 한미 정상이 동북아 정세와 맞물려 한반도 비핵화 진전 방안과 그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론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서 "한미 양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포함한 제반 사안에 대해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양국 정상 간에는 필요시 언제든 소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통화에서는 대만 무기 판매 문제도 거론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직후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을 "좋은 협상 칩"이라고 표현하며 "무기를 팔 수도, 안 팔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만 측은 "안보 약속은 법에 명시돼 있다"며 즉각 반발했고,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대만은 거래되거나 희생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한국 선박 피격 문제도 한미 정상 간 논의 의제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유조선 나무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드론 공격을 받은 사안은 현재 한국 정부가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현 외교부 장관이 같은 날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해 사실 관계 규명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번 한미 정상 통화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간 직접 소통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 통화가 한미 동맹의 결속을 재확인하고 급변하는 동북아 질서 속에서 양국의 공조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