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혀 온 강원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고 연합뉴스티비가 보도했다. 대통령 선거에서도 보수 진영에 표를 몰아줬을 만큼 보수세가 강했던 이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처음으로 소속 기초자치단체장 세 명을 배출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오랜 보수 우위 구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변화의 한가운데에는 강원도지사 선거가 자리하고 있었다. 강원 지역에서 처음으로 출마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마침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우 후보는 근소한 표 차이로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를 따돌리며 승부를 갈랐는데, 보수의 아성으로 여겨지던 강원에서 민주당 소속 도지사가 탄생한 것 자체가 이번 선거의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원의 변화된 표심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결과라는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다.
광역단체장 자리뿐만이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원 지역 열여덟 개 시군 가운데 열한 곳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초단체에서도 약진했다. 특히 지방자치가 출범한 이후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네 곳 가운데 세 곳에 파란 깃발을 꽂으며, 그동안 굳건했던 보수의 텃밭 곳곳에 뚜렷한 균열을 냈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광역과 기초를 가리지 않고 민주당의 바람이 강원 전역에 불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강릉에서 나온 결과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강릉은 권성동 국회의원의 오 선 지역구이자 강원 보수의 핵심으로 여겨져 온 곳인데,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중남 후보가 첫 탈환의 기쁨을 누렸다. 보수의 심장부나 다름없던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기를 잡았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가 갖는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랜 기간 보수가 사실상 독식해 온 지역의 균형추가 흔들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동해시에서의 변화 역시 주목할 만하다. 동해시는 역대 시장이 모두 형사처벌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음에도 정작 보수가 선거에서 패배한 적은 없던 지역이지만, 이번에는 이정학 후보가 이 지역의 첫 진보 시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당선인은 동해 시민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 변화의 중심에 서서 동해시를 확실하게 우뚝 서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임 군수가 연임에 나서지 않아 사실상 무주공산이 됐던 화천 군수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김세윤 후보가 비교적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으며, 화천 지도에 처음으로 파란색을 칠했다. 이처럼 여러 지역에서 잇따라 첫 승리가 겹치면서, 강원 정치 지형의 변화가 이번 선거를 통해 한층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첫 승리가 잇따른 만큼 앞으로 지역 정치 구도에도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보수가 강원의 모든 지역에서 물러선 것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우상호 강원도지사 당선인의 고향인 철원에서는 이번에도 국민의힘 소속 군수가 배출되며 보수가 아성을 지켜냈다. 전반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보수의 저력이 확인되면서 강원의 표심이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점도 이번 선거에서 함께 드러났다. 한쪽으로 쉽게 기울지 않는 강원 민심의 복합적인 성격이 이번에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