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러를 당한 것처럼 스스로 꾸민 이른바 음료 테러 자작극 혐의를 받는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구속됐습니다. 선거 국면에서 벌어진 초유의 자작극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 모 전 후보는 자작극 혐의가 알려지자 잠적했습니다. 그러다 한 달여 만에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고, 결국 범행을 함께 공모한 헬스트레이너와 나란히 구속됐습니다.
적용된 혐의는 무겁습니다. 정 전 후보는 정치 테러를 당한 것처럼 꾸며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정 전 후보가 이미 선거 보름 전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경찰이 정 전 후보와 공모자인 윤 씨 사이의 통화 내역을 제시하자, 정 전 후보가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제는 이 사실이 유권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경찰은 선거 전까지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캠프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선거가 끝난 다음에야 진행했습니다. 유권자들은 자작극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투표를 한 셈입니다.
이를 두고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은 선거에 미칠 영향보다 범죄 혐의 입증이 더 중요했고 영장 발부를 위해 추가 수사가 필요했다며, 의도적인 수사 지연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 사이에 금전이 오갔는지 등 추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