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이른바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낮추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방향을 잡았습니다. 오늘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그동안 진행해 온 공론화의 결과를 보고하며, 촉법소년 연령을 지금보다 한 살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열네 살 미만으로 되어 있는 촉법소년 연령을 열세 살 미만으로 조정하는 방안입니다. 다만 모든 사건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죄질이 무거운 중대범죄에 한해서만 연령을 낮추는 조건부 방식이라는 점에서 절충의 성격이 강합니다.
이번 결론은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문제에 대한 공론화 절차를 추진하라고 지시한 지 다섯 달 만에 나온 것입니다. 정부는 사회적 대화협의체의 검토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숙의 토론회 등 여러 단계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끝에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공론화 과정에서 진행된 시민 대상 조사에서는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의견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과거에 비해 청소년이 범죄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으로 크게 바뀐 만큼, 처벌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반대편의 우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과연 실질적인 범죄 예방으로 이어지느냐는 근본적인 물음이 끊이지 않았고, 이 때문에 정부도 무조건적인 하향 대신 중대범죄로 범위를 좁힌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는 처벌뿐 아니라 예방과 사후 관리가 함께 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소년비행의 예방과 재발 방지를 강조한 사회적 대화협의체의 권고를 받아들여, 소년 사법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도 병행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내놓았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청소년 비행예방정책위원회를 설치해 소년 사법 체계 개선에 대한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공론화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도 두 달 넘게 발표가 미뤄졌을 만큼 첨예했던 사안인 만큼, 앞으로 이어질 입법과 제도 정비 과정에서도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