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검찰 수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개정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안 통과와 검찰 수장의 사퇴가 맞물리면서, 이번 개정을 둘러싼 파장이 검찰 조직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구 대행은 우선 검찰을 향한 국민의 시선을 낮은 자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구성원 모두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제도 개편의 배경에 검찰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입니다.
다만 그는 제도를 바꾸더라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구 대행은 그러한 이유로 제도 개편이 이루어지더라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피해자를 비롯한 사건 관계인을 보호하는 검찰 제도의 본질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의 역할이 축소되더라도 진실 규명과 피해자 보호라는 기본 기능은 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구 대행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검사가 수사 기록에만 의존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고, 피해자 보호에 충실하기 어려우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 왔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런 의견은 입법 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구 대행은 그러한 부분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었고, 이에 안타깝고 막막한 심정을 감추기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검찰이 제기해 온 우려가 반영되지 못한 채 법안이 처리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입니다.
구 대행은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 정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한 번 더 신중히 살펴봐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더라도 그 법이 시행되었을 때 제도의 공백은 없을지, 국민을 보호하는 데 부족함은 없을지 한 번 더 살펴봐 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했습니다. 구 대행은 법조계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와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여전히 남겨진 상태에서 형사소송법이 이와 같이 개정되는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공정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형사사법 제도가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