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상임위원회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지는, 좀처럼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상임위 배정 문제를 놓고 소속 의원이 원내 지도부와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당내 인선을 둘러싼 불만이 표면 아래에서 상당히 누적돼 있었음을 드러낸 장면이었는데요. 인적 배치 문제가 이처럼 격한 형태로 표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소동의 중심에 선 인물은 권영진 의원입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권 의원은 어제 상임위 배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상황까지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견 차이가 말싸움을 넘어 신체적 접촉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상임위 인선을 둘러싼 내부 감정의 골이 그만큼 깊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물리적 충돌로까지 비화한 사실 자체가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충돌의 여파는 곧바로 당내 일정에도 나타났습니다. 권 의원은 이날 예정돼 있던 정책 회의에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지도부와의 정면 충돌 직후 공식 회의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태가 단순한 우발적 마찰을 넘어 당분간 여진을 남길 수 있는 사안임을 예고했습니다. 회의 불참 자체가 갈등의 수위를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신호로 읽혔고, 당내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의 다음 행보로 쏠렸습니다.
다만 권 의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태를 진화하는 데 나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동의 당사자인 권 의원은 오전이 지난 뒤 이번 일이 자신의 잘못이라며 국민의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공개적인 채널을 통해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는 점에서, 사태가 더 확산하는 것을 스스로 막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빠른 사과는 논란을 조기에 봉합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사과에 이어 권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결단도 내놨습니다. 단독 출마로 내정됐던 대구 시당위원장 후보 등록을 포기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인데요. 사실상 유력하게 거론되던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셈으로, 이번 충돌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의 조치로 해석됐습니다. 자리에 대한 미련을 접는 결정이 사태의 무게를 방증한다는 평가도 뒤따랐습니다.
그럼에도 당내 기류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사과와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당 안에서는 권 의원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원외 당협 위원장들까지 기자회견을 열어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사안이 개인 차원의 사과만으로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는 기류가 당내에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라는 요구가 계속되는 모습입니다.
지도부 역시 사안을 가볍게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박성은 당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 소집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징계 요청서가 접수되는 대로 이번 사안을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권 의원의 사과와 불출마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대신, 공식 절차를 통한 징계 논의로 국면이 넘어가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