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의 협의도 시작됐다. 광주 군공항이 우리 군만의 시설이 아니라 한미 공군이 함께 쓰는 공동운영기지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전격 선정된 광주 군공항은 국내 다섯 개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 가운데 한 곳이다. 유사시 미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군사적 요충지로, 단순한 국내 부지가 아니라 동맹 차원의 운용이 걸려 있는 공간이다.
특히 주한미군 지휘협정에 따라 이 기지에는 미측에 공여된 부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공항을 옮기려면 우리 정부의 결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미국과의 협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구조다.
문제는 속도다.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단지 조성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한미 공동운영기지의 재지정 등 미국과의 협의 속도가 사업 전체의 변수로 관측된다. 산업 정책의 시급함과 동맹 협의의 신중함이 맞물리는 지점이다.
미군 측은 아직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한 미 칠 공군은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광주기지에 중요한 군사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긴밀한 협조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다.
군 안팎에서는 앞서 진행된 대구 군공항 협의 사례가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대구 군공항은 이천삼십 년 경북 의성군으로의 이전을 목표로 먼저 협의가 진행됐는데, 주한미군사가 미 국무부로부터 협상 권한을 위임받으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은 바 있다.
새로운 군공항이 완공되기 전에 부지를 비워 줘야 할 경우를 대비한 대안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광주 군공항에 주둔한 비행단의 기능을 국내 다른 기지로 재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되며, 동일 기종을 운용하는 예천과 원주 비행단이 분산 후보로 꼽힌다. 다만 격납시설 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