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자신의 직계혈족이 연루된 사건을 직접 수사하지 않고 다른 경찰관에게 넘기는 이른바 상피제를 다음 달 초 전격 시행한다고 연합뉴스TV가 보도했다.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에서 불거질 수 있는 공정성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의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조치 태스크포스는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후속 대책을 내놨다.
이번 조치의 대상은 앞서 지난달 전국 경찰관을 상대로 진행한 가족 관련 사건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사건들이다. 여기에 가족 사건을 지휘부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조치에 따라 추가로 드러난 사건들도 포함된다. 즉 경찰관 본인과 가까운 혈족이 얽힌 사건 전반이 다른 경찰관에게 넘겨지는 대상이 되는 셈이다.
다만 사건을 다른 경찰관에게 넘기는 이관의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는 방향만 제시한 것이라며, 기준 등 세부 사항은 향후 담당 부서에서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상피제의 큰 틀은 정해졌지만, 실제 적용 방식은 앞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경찰은 내부 비리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도 함께 마련했다. 변호사를 통해 신고하면 신고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이른바 변호인 대리신고제를 도입해 내부 고발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조직 내부의 비리 신고를 보다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직 차원의 개편도 예고됐다. 경찰은 곧 있을 하반기 인사에 맞춰 국가수사본부장 산하에 내부 비리를 전담하는 수사대를 새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또 그동안 국가수사본부가 맡아온 수사 감찰 기능은 인권감사관실로 이관할 계획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늘어나는 수사 업무에 대비한 인력 보강 방안도 나왔다. 경찰은 경찰관 기동대를 일부 감축해 수사 인력 팔백팔십일 명을 보강하기로 했으며, 추가 인력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경찰수사심의위원회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소위원회가 마련되고, 국가경찰위원회에는 경찰 수사를 독립적으로 감시하는 경찰수사인권감찰조사기구 설립이 추진된다. 이번 대책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마련된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