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온 쟁점 법안이 결국 표결에 부쳐졌고, 정청래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에서 가결을 선포하면서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오랜 논란 끝에 검찰의 수사 권한을 크게 손보는 법안이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 것입니다.
표결 결과 개정안은 큰 표 차로 가결됐습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총 출석 백칠십팔 인 가운데 찬성 백칠십오 표, 반대 두 표, 기권 한 표가 나오면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표결에 참여한 의원 대다수가 찬성표를 던지며 개정안 처리에 힘을 실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권한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동안 검찰은 사법경찰이 해온 수사에 대해 미흡한 부분이 있을 때 직접 보완 수사를 벌일 수 있었지만,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서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은 완전히 해지되게 됐습니다. 검찰의 역할이 크게 축소되는 셈입니다.
이번 개정은 그동안 이어져 온 수사 구조의 큰 전환으로 평가됩니다. 과거 검찰은 직접 수사와 보완 수사를 통해 사건에 개입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구조가 바뀌면서 칠십여 년 이어져 온 형사사법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재편되는 것입니다.
보완수사권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최근 관심을 모은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납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일반 살인죄로 봤지만, 검찰이 직접 보완 수사를 벌인 결과 성범죄 목적의 동기가 확인되면서 죄명을 강간살인으로 변경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는 검찰이 이처럼 직접 나서 수사하고 죄명을 바로잡는 일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의 충돌은 격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을 희대의 악법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대했고, 무제한 토론인 필리버스터까지 동원해 처리를 저지하려 했습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표결을 밀어붙이면서 개정안은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통과 이후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에 중대한 위법 수사 등이 추가된 것을 두고 이재명 위인설법이라고 비판하며, 권한쟁의 심판과 헌법 소원은 물론 여론전을 통해서도 이 법을 저지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또 다음 달 삼 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어 후속 조치를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민주당이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추진해온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은 오는 시월 이 일 정식 출범할 예정입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이어 국회법 개정안도 후속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국회법 개정안은 안건 신속처리제도, 이른바 패스트트랙의 처리 기한을 현행 최대 삼백삼십 일에서 최대 구십 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상임위원회 심사는 육십 일,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는 삼십 일로 줄이는 것이 골자로, 이 법안 역시 국회 처리 절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