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번에는 기탁금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가 후보 등록을 위해 내야 하는 기탁금이 대폭 오르면서,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 부담이 너무 크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내에서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쏟아진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청년 정치인 정민철 예비 후보다. 그는 후보 등록을 위해 감당해야 하는 기탁금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후원금은 좀처럼 모이지 않는데 기탁금만 네 배로 올랐다며 부담을 호소한 것이다. 후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원외 후보에게는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 많다는 것이 그의 토로였다. 조직 기반이 약한 청년이나 원외 인사에게는 기탁금 자체가 출마를 가로막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이 대목에서 다시 제기됐다.
실제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의 예비 경선 기탁금을 이천만 원으로 인상했다. 여기에 본 경선까지 가게 되면 당대표 후보는 총 일억 원을, 최고위원 후보는 총 오천만 원을 각각 내야 한다. 짧은 기간에 큰 금액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조직과 자금이 탄탄하지 않은 후보일수록 출마 자체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탁금 부담을 둘러싼 반발은 출마를 준비하는 여러 후보를 중심으로 잇따라 터져 나왔다.
당권에 도전하는 주자들을 중심으로도 반발이 잇따랐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청년 후보의 경우 이재명 대표 시절보다 당대표는 삼천만 원, 최고위원은 천칠백오십만 원을 더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송영길 의원 역시 민주당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더 높은 기탁금이 아니라 더 넓은 기회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명 대통령도 공개 메시지를 통해 기탁금 인상에 아쉽다는 반응을 직접 내놨다. 현역 의원들이야 부담이 적겠지만 원외, 특히 청년들은 부담이 클 것이라며, 당의 재정이 어려운 것도 아닌 만큼 가능하다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고려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현행법과 당헌당규상 대통령도 당원으로서 소속 정당의 당무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게 돼 있으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의 지적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관련 내용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오는 화요일 전체 회의를 열고 기탁금 조정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당권에 도전하는 정청래 전 대표는 주말 사이 후원금 사억 사천만 원이 모였다고 공개한 데 이어,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배우자가 자신의 후원 회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히며 전통 지지층의 표심을 공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탁금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자 국민의힘은 누가 봐도 당무 개입이라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청래 전 대표가 당대표가 될까 봐 불안한 모양이라고 꼬집었고,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사실상 가이드라인 하달이라며 명백한 당무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당직 선거와 공직 선거조차 구분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며, 국정과 개인 사업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만큼 심각한 문제도 없다고 맞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