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그동안 적용돼 온 석유 최고가격제의 해제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해제 시점을 신중하게 고심하고 있는데, 그 핵심 쟁점으로는 정유사에 대한 손실 보전이 꼽힙니다. 국제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선 만큼 제도를 거둬들일 명분은 생겼지만, 그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는 셈입니다.
주유소 공급가의 상한선을 정한 최고가격제가 적용된 지 어느새 석 달이 지났습니다. 이 기간 국제 유가는 크게 치솟았지만, 공급가를 그에 맞춰 올리지 못한 정유회사들은 그 차이를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아 왔습니다. 소비자 물가를 지키기 위한 제도였던 만큼, 그 부담은 정유업계로 옮겨간 구조였습니다.
정유사들이 감내한 손실 규모는 작지 않습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내 정유사가 입은 손실액은 모두 삼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석 달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쌓인 손실로는 상당한 액수로, 제도 해제와 보전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배경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이 같은 손실에 대한 보전 원칙과 기준을 이르면 오는 18일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만 보전 기준을 두고 정부와 업계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부는 실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하겠다고 예고한 반면, 업계는 국제 기준 가격인 이른바 몹스를 토대로 손실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정 기준을 정하는 단계부터 실제 보전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전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최고가격제 해제 시점 역시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해제 시점과 함께 그 이후의 석유 가격 안정을 위한 제도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변수는 또 있습니다. 아직 종전 양해각서 서명식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정부는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상황 변화를 지켜본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원유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어떻게 풀리느냐가 향후 가격과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는 이 부분을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