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해 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가 열흘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선관위의 투표 관리 체계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이번 사태가 일부 직원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 조직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진상규명위는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을 포함한 전·현직 지휘부 12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아울러 업무상 미비점이 확인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실무자 6명에 대해서도 징계를 권고하며 책임을 물었다.
위원회 조사 결과 본 투표 당일 추가로 투표용지를 송부받은 투표소는 전국적으로 모두 140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이처럼 광범위하게 용지가 모자란 근본 원인으로 투표용지 인쇄 단계에서 내려진 결정을 지목했다.
투표용지 인쇄 예산은 전체 유권자의 110%에 해당하는 규모로 배정됐지만, 실제로는 그 절반 수준인 50%만 인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위원회는 이 같은 결정이 중앙선관위의 논의나 의결 절차 없이 사무총장에 의해 졸속으로 내려졌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측은 나름의 해명을 내놨지만, 진상규명위는 이를 두고 본말이 전도된 설명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또 투표용지를 추가로 배송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투표 시간 연장 결정 등 절차상 하자도 잇따라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여러 제도 개선책도 함께 제안했다. 투표용지 인쇄 비율을 70%까지 상향하고, 중앙선관위원장의 상근제를 도입하며, 선관위를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다만 위원회는 문제가 된 선거에 대한 재선거는 권고하지 않았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진 이후에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상규명위의 활동은 마무리됐지만, 선관위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를 잇따라 받게 될 전망이다.
